美 '무기 중단' 초강수에도 강경 입장 밝혀
세계 지도자들 겨냥 "그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을 것"
이스라엘, 가자 휴전 협상 진행 중 라파 작전 강행
바이든 "라파 침공 잘못돼…진입 시 무기 공급 않을 것"
◆…지난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홀로코스트 추념관에서 연설하고 있는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로이터>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작전을 강행하는 이스라엘에 미국이 무기 지원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두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에 손톱으로라도 싸우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지난 4일 홀로코스트 추념일 연설 중 일부를 게제했다.
그는 영상에서 "유대인들은 80년 전 홀로코스트에서 우리를 멸망시키려는 자들에 대해 무방비했다. 그 어떤 국가도 우리를 돕지 않았다"며 "오늘 우리는 다시 우리를 멸망시키려는 자들과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전한다"며 "그 어떤 압력도 국제기구의 결정도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가 홀로 서야 한다면 우리는 홀로 설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우리는 손톱만으로도 싸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카이로에서 지난 7개월간의 가자 전쟁을 중단할 수 있는 휴전 협상이 재개됐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라파에 대한 지상 작전을 강행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라파 검문소 등 동부를 점령하고 있으며 이날 라파 동부에서 약 15만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라파에 대피해 있는만큼 이스라엘의 공세는 더 큰 인도주의적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할 경우 미국 무기를 이스라엘에 공급하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8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아직 라파로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들이 진입한다면 역사적으로 여러 도시들에 사용됐던 무기들을 공급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라파 침공은 잘못됐다. 우리는 무기와 포탄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또한 "우리는 이스라엘에 전투지역 민간인들을 우선하고 보호하지 않는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밝혀 왔다"며 "상황을 평가한 결과 고폭발성 탄약 1회분 선적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막대한 군사 지원을 제공해 온 미국이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래 무기 판매를 보류한 것은 처음이다. AP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중단된 1회분 선적에는 900킬로그램의 폭탄 1,800개와 225킬로그램의 폭탄 1,700개가 실려있었다고 전했다.
